사랑의 조건
"날 정말 좋아하지는 말것!"
아이러니하다.
사랑해야 하는데 좋아하면 안된다니.
소설은 그런 아이러니한 조건의 사랑의 시작에서 출발한다.
이번 작품은 전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 작이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작을 읽는대신 영화로 접해서 문체에서 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기에 조금은 색다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작이 히노 마오리와 가미야 도루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제3자 였떤 와타야 이즈미가 이야기의 메인 축입니다.
자신과 연인이 되고자 하는 나루세 도루와의 관계에서 출발한 현재의 이야기는
어느새 와타야 이즈미, 히노 마오리, 가미야 도루 의 과거 이야기로 흘러간다.
소설의 각 장들은 주인공 각자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만, 이미 사라져버린 가미야 도루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없다.
그만큼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와타야 이즈미와 나루세의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네가 모를 뿐이야."
실연도 사랑이라 할 수 있따면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깊고 아픈 사람을 한 적이 있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내 가슴속에만 은밀하게 가라앉아 있다. 상대도 내가 자신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자기 본위로 살아가면서 타인은 생각하지 말고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타인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미움받았으면 해.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세상에서 활개 쳤으면 좋겠어.
대개 사람은 자신이라는 존재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자신 이상으로 타인을 소중히 여기는 건 무리다.
항상 이해득실을 따지고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변한다.
시간은 그러한 변화에 좋은 핑계거리일 수 있다.
와타야 이즈미도 시간이 흐르면서 영원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을 잊어가고,
거부하고 떠나보냈던 새로운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시간은 사람을 애매하게 만든다. 잊지 않겠다고 맹세한 일도, 시간과 함께 옅어져 간다.
반대로 잊을 수 없다고 느꼈던 아픔이나 슬픔을 시간이 옅게 만들기도 한다.
부재가 있어야만 존재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고 했던가.
떠난 후에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와타야 이즈미
와타야는 자신의 내부 부재의 공간을 가득 채워줄, 그녀앞에 다시 나타난 나루세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다.
대신 이전과는 다른 조건을 내건다.
"나를 정말로 좋아해도 좋아. 나도 널 좋아할 테니까. 이미 좋아하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그 대신 이것만은 지켜줘."
"무슨 일이 있어도, 나보다 오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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