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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코스모스 - 칼 세이건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3. 8. 28.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은 두께에서 주는 압박감 만큼이나 다양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우주 과학, 지구 과학, 천문학, 생물학, 인류학 등등 다방면의 주제는 어떤 경우는 과학적 지식에 대해서, 어떤 경우에는 철학적 사유를 넘나든다.

 

이 책에서는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주가 완성되었는지(시작과 끝을 파악할 수는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팽창중일까?), 그 과정에서 지구는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인류는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알면 알수록 우주의 위대함, 신비함, 웅장함에 압도될 수 밖에 없다.

 

138억년 전에 빅뱅으로 만들어졌다는 우주.

거리를 생각하면 현재 우리가 보는 우주는 과거의 모습으로, 이미 사라지고 없을 수도 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한게 사실이다.

무한의 시간, 무한의 공간속에서 인류는 대폭발 우주의 아주아주 먼 후손일 뿐이다.

그리고 이제 태어난 곳을 찾아떠나는 회귀본능 DNA에 의해 코스모스를 알아가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의 블랙홀, 화이트홀, 그리고 시공간의 겹침 등등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머릿속 상상보다는 시각적으로 유입되었던 지식이 더 선명하게 남는 듯 하다.

고대 이오니아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도 불렀다.

“코스모스” 자체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불규칙하고 예측 불허의 카오스와는 대조되는 개념이다.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혼돈이 사실은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우주의 구성들이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서로 연관되어져 돌아가고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내포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피타고라스가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천체(코스모스)’로서 우주를 인식하고 인간의 이해 범주안으로 끌어들임으로서 인간과 우주에 대한 여정이 시작되었다고나 할까...

초기의 우주는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립자로 충만하던 고온 고밀도의 원시 화구가 점차적으로 냉각되자 거기에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먼저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우주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시기가 한때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 관찰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주가 완전히 균질하다면 어디를 둘러보나 다 똑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마찬가지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지역인 군데군데 생기면서 가느다란 실과 덩굴손 모양의 가스 주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자라 가스 구름으로 태어났다.
이 가스 구름이 거대한 회전 원반체로 변신하여 반짝이는 점들을 수천억 개씩 품으로면서 자신의 밝기를 더해 갔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것들을 은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우리 자신도 이러한 구조물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빅뱅을 통해 수소가 생성되고 이후 복잡한 원소들이 생성된다, 그리고 중력수축을 통해 항성(별과)과 행성이 생성되는 과정 속에 지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혼돈 속 지구의 변화 속에 단세포 생물, 다세포 생물의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인류가 탄생되었다고 하니, 지구와 인류의 탄생은 절묘한 우연의 과정 속에 등장한 것이다.

우리 지구, 우리 인류와 똑같은 우연성을 가진 개체가 동시에 다른 곳에 등장할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광막한 코스모스의 바다 속에 감춰진 새로운 세상과 가능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외계문명의 존재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우리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우리와 같은 문명의 운명은 결국 화해할 줄 모르는 증오심 때문에 자기 파괴의 몰락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만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지구는 극단적 형태의 민족 우월주의, 우스꽝스러운 종교적 광신, 맹목적이고 유치한 국가주의 등이 발붙일 곳이 결코 아니다.
별들의 요새와 보루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작디 작은 푸른 반점일 뿐이다

코스모스라는 저서에는 우주의 탄생, 지구와 인류의 등장에 대한 과학적 전개가 빼곡하게 기록되어져 있다.

그렇지만 칼 세이건은 그저 과학적 사실만을 인류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과학적 지식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인류에 대한 사랑, 지구에 대한 사랑, 우주에 대한 사랑을 담아 마무리된다.

책의 마무리가 칼 세이건이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진정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해 숙고할 줄 알게 됐다.
10억의 10억 배의 또 10억 배의 그리고 또 거기에 10배나 되는 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 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게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