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사업 단계 혼란 우려도
자생적 경쟁력·정부지원 필요
정부가 의료관광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뛰어든 치과계는 걱정이 많다. 높은 진료수준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 겪고 있는 혼란과 어려움 또한 사실이다.
현재 치과계에서는 대형치과병원들이 먼저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하의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에 등록된 치과병원은 현재 서울대치과병원과 가톨릭치과병원 두 곳 뿐. 그러나 치과진료를 하는 종합병원을 포함하면 한양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인하대학교병원, 건국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들이 추가된다. 또한 지방의 개인의원들의 관심도 높아 대구의 덕영치과의원(이재윤 원장)이 대구시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의 예인치과의원(이호정 원장)과 보스톤치과의원(홍표관 원장)이 외국인 진료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형병원의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담당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새로 형성될 시장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치대 기획경영팀 관계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의 사업성에 대한 기대만큼은 확실하다”며 “현재 국내 치과계의 높은 진료수준은 의료관광이 활성화돼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외국인 의료관광산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사업초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처음 제기되는 문제는 치과계가 주장하는 높은 진료수준이 과연 실질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와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1회성 진료로 끝나지 않는 치과진료과목들이 과연 매력적일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치과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시 주력진료과목으로 생각하는 임플랜트 시술이 과연 시장성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몇 개월씩 소요되는 시술에 외국인들이 해외진료를 택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반적인 관광객 유치와 치료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걱정도 있다. 가톨릭치과병원의 이행렬 실장은 “현재는 유치에 대한 기대나 성과보다 의료사고의 처리문제, 외국 민간보험의 지급문제, 국제적인 홍보문제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할 때”라며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와 같은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 의해 외국인 진료소로 지정돼 외국인 환자 유치에 먼저 뛰어든 이호정 원장(예인치과의원)은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서는 홍보와 관련된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해외 현지의 여행사나 보험사와 직접적인 연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또 하나, 이번 사업의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보조인력 양성에 대한 부분이다.
한국의료관광전문가교육원의 조현준 본부장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문화관광부의 의지에 따라 현재 의료코디네이터 양성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원자들에 대한 확실한 일자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지원자들에게 외국인 의료관광 유치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의료시장의 해외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이영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마케팅팀장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초기사업상황에서 혼돈이 빚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현재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는 안정성이 보장된 외국보험사와 에이전시, 해외여행사 등과 국내 의료계 사이의 네트워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팀장은 “MTA(미국의료관광협회)와의 체결을 통해 국내 일정 수준의 병원에게 공신력 있는 인증서도 발부할 계획”이라며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별 병원들이 규정된 수준이상의 설비와 인력은 물론, 특화된 진료과목을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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