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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기타

임대아파트 2024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4. 8. 28.

7월부터 "공간 아울"에서 공연이 시작된 "임대아파트 2024"

최근에 본격적으로 홍보가 시작되는지 제법 이름들이 나오고 있는 연극입니다.

공연장도 메인골목 KFC 옆에 있다보니 눈에 더 잘 띄구요

대학로 메인 골목 KFC 건물 벽면을 활용한 연극소개 광고판이 눈에 띕니다

(이쪽은 공연장 입구는 아니에요)

남자 3배역, 여자 3배역에 연기자들이 거의 쓰리플,( 일부 더블 캐스팅도 있지만)로 캐스팅되었네요.

배우들을 입주자로 소개하는게 이색적이네요

 

인생이 아름답니?!
넌 어디쯤 살고 있니...
이 시대 고단한 청춘들을 위한 찬가!

임대아파트는 일상과 일상을 잇는 연극이다.
가깝게 만나는 일상은 우리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던 내 사람과 희망을 만나게 한다.
임대아파트는 일상의 고단함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삶에서 놓칠 수 없는
청춘과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이라...


무대는 한 임대아파트의 거실을 배경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공간 아울"의 특징은 무대를 중심으로 깔대기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죠. (L 자로 표현하시는 분도 계신...)

관람하기 편한, 그러나 배우들은 시선처리를 어디로 할지 고민될 듯...

 

오늘의 캐스트는

이정연 (윤정호 역), 조승희 (윤정현 역), 김근혁 (홍재생 역), 김마로 (윤정수 역), 고우리 (유까 역), 이수연 (선영 역) 배우님 들이 활약해 주십니다.

이야기는 2001년을 살아가는 3쌍의 연인들의 삶의 이야기들입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의 삶을 꿈꾸는 남자와 그를 믿고 응원하는 여자 커플

젊지만 사랑을 찾아 한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남녀커플. (고우리 배우님은 일본어를 그렇게 맛깔나게 하시다니)

한 쌍은 죽은 여친을 못 잊는 관계이니까, 결이 좀 다르지만요

3쌍의 커플들이 임대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희망을 품고, 꿈을 키워나가기도 좌절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슬픔을 섞어놓은 연극이지만 요소간의 어울림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떤 부분은 조금 과하다 싶은 부분, 관객이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 대사를 저렇게 많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아쉬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토리의 연결성(개연성)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대아파트라는 공간과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청춘이라는 컨셉이 어떻게 연계성을 갖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구요

그러다보니 유머코드가 온전히 웃음으로, 울음코드가 온전한 슬픔으로 다가오지 못하네요.

연기자의 연기부족이라기 보다는 시나리오나 연출적 측면에서의 숙제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공연내내 흘러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연극이네요.

커트콜은 여전히 에너지가 넘칩니다

 

 

연출가 코멘트

 

얇은 밤을 거닐다 문득 들어간 곳에서 그리움을 느낀적 있나요?

분명 처음 와본 곳이지만 나의 그리움이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나무 테이블 위 떨어진 반찬에서, 회사원들의 찐한 건배사에서, 주인 아주머니의 넉살에서...

그림움을 마셨을 때 아직 찾아오지 않은 나의 호시절을 그려봅니다.

쉽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의 호시절은 '이미 지나간 게 아닐까'라는 불안함이 덮쳐옵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한 잔 마셨습니다.

문득 처음 와본 이 곳에서 제가 느낀 기분은 그리움이 아닌 상실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돌아가는 길. 익숙한 것들이 눈앞에 자리 잡습니다.

콘크리트 계단, 전봇대, 하나 둘 꺼져가는 네온사인.

매일 찾아가던 익숙한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눈 앞에 현실이 지독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임대아파트가 2001년으로 되돌아간 건.

그리 멀지도 않지만 그리 가깝지도 않는 2001년 서울의 임대아파트에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와 그리움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무대가 어두워지고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2001년. 여름. 서울의 임대아파트에서.

현실보다 더 미래같고...

현실보다 더 아름답고...

현실보다 더 아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