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얇은 지식이라고는 하지만
우주의 기원에서 시작해 지구가 탄생하는 과정, 그리고 문명의 발생과 함께 현재에 이르는 철학적 사유의 흔적들을 쫓아가는 이 책은
책의 두께만큼이나 심도 깊은 책이다.
물론 인류가 거쳐온 다양한 사유들을 모두 다루지는 않고 근간이 되는 사상만을 뼈대로 했다는 점에서는 얇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내용 자체가 쉽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빅뱅을 기점으로 우주고 생기고 여러 은하들이 생겨나고, 은하 안에는 행성이 생겨나고, 지구가 생겼다.
그리고 인류가 등장하고, 인류문명이 발전해 왔다.
길고 긴 시간의 흐름안에서 인류는 세상과 자아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고, 그 성찰의 모습과 결과또한 변화되어 왔다.
우주는 왜 생겨났을까.? 인류는 왜 생겨났을꺼?
그리고 우주와 인류, 그 안의 나는 왜 존재하며, 어떠한 관계일까? 라는 정답없는, 그러나 진지할 수 밖에 없는 주제에 대해서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 측면에서 어떠한 성찰이 이루어지고,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지를 풀어간다.
일원론적 세계관과 이원론적 세계관 속에서
(일반적으로 일원론적 세계관은 동양적 철학, 이원론적 세계관은 서양적 철학으로 인식되어 온다)
그리고 서양 교육시스템과 교과목에 익숙한 우리에게
세계와 자아가 하나라는 일원론적 인식론은 친근하기는 하지만 쉽게 동의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원론이든 이원론이든
우주와 세계와 사람과 나라는 존재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그것이 철학적이지는 않더라도)
살아가면서 계속되어지는 고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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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은 우리 우주 너머의 텅 빈 영역을 또 다른 우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우주의 기본 상태는 급팽창의 상태이며, 이를 영원한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인플레이션의 속도는 점차 가속되고, 결국 시공간의 팽창은 빛과 물질의 팽창 속도를 넘어서서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들어 낸다.
레벨 2는 영원한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내는 거품 우주다. 레벨 1의 완벽히 텅 빈 시공간의 표면에서 양자 요동이 발생하고, 순간적으로 물질과 반물질의 쌍이 생성되었다가 소멸된다. 이때 영원한 인플레이션이 이 균형을 어긋나게 하면서 물질이 발생하다. 레벨 3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가설에서 파생되는 우주론으로 관찰자의 의식이 미시 게계의 유의미한 사건에 영향을 미쳐 수많은 우주로 분화되는 다중우주 모형이다. 레벨 4는 수학적 우주 가설로, 우주의 실체가 수학이며, 수학적으로 가능한 모든 상태의 우주가 존재할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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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심주의에 있어 창조자는 외부의 그 무엇일 수는 없다. 우주와 나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존재가 빅뱅 뒤에 숨은 초월적 신일 수는 없다. 차라리 그것은 ‘나’라는 존재, 그 자신이어야 한다. 나의 세계와 나의 우주가 나의 의식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면, 당신의 세계와 당신의 우주가 당신의 의식에 의해 발현된 것이라면, 우리는 세계창조의 모든 이유와 목적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합리적으로 선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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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니샤드의 결론은 “네 밖에 펼쳐진 광활한 우주의 실체와, 네 안에 펼쳐진 자아의 본질은 궁극으로 하나다(범아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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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두려움 없이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그대는 그 행위에 대한 보상과 영광과 성공에 대한 그 어떤 바람 없이 행동해야 한다. 올바른 행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떠한 기대, 어떠한 성공을 위한 바람조차도 없는 것이다.
크리슈나가 말하는, 인간이 신으로 향하는 길은 겸허히 의무를 행하고,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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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는 말한다. 나의 의지와 나의 행위가 곧 우주의 의지이자 질서가 될 때, 우리는 깨닫게 될 것이고, 깨달음 안에서 행위하게 될 것이고, 비로소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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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말한다. 하나는 우주 전체로서의 도, 다른 하나는 자아의 본성으로서의 덕, 그리고 이 두가지를 연결하여 도 안에서의 덕, 덕 안에서의 도, 자아 안에서 우주의 질서를 찾고자 한다.
덕이 없는 사회에서는 인이 강조되고, 인이 없는 사회에서는 의가 강조되며, 의마저도 없는 사회에서는 예만 강조된다. 자기 내면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 사회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인자함이 중요시되고, 인자함이 사라진 사회에서는 의리가 중요해지며, 의리가 사라진 사회에는 예절이 강요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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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말한다. 나에게 주어진 이름, 신분, 지위에 따라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은 거대한 우주적 질서 안에서 바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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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도입으로 중국의 사상과 철학은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
현생에서의 세속적 참열르 추구하는 유가,
현생에서의 탈속적 무위로 돌아가고자 하는 도가,
현생 너머의 초월적 세계까지 범위를 넓힌 불교.
불교의 자극은 유학이 스스로의 사상 체계를 재정비하고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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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은 텅빈 우주의 최초 상태로 무의 상태를 의미하고, 태극은 만물의 근원이다.
주돈이는 무극과 태극이 실제로는 같은 것인 동시에, 무극이 태극의 가장 처음 상태라고 설명한다.
즉 ‘있음’이라는 유의 실체가 ‘없음’ 이라는 무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설명함으로써 ‘존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인간과 자연은 겉으로는 개별적으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개체가 모두 우주적 원리로서의 태극의 이치를 담지하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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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중도사상에 따르면 유에도 무에도 집착해서는 안 되고, 삶에도 죽음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자아는 고정된 실체를 갖지 않고 세계도 고정된 실체를 갖지 않는다. 이것을 각각 무아, 무상이라 하는데 이러한 사실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흘러가는 강물을 움켜쥐려 할 때 집착이 일어나고, 우리는 고통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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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이원론은 자아와 세계를 분리해 독립된 실체로 파악한다. 자아와 세계의 존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세계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내가 죽고 나서도 세계는 그대로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세계가 실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원론적 관점은 실재론으로 이어진다.
반면 동양의 일원론은 자아와 세계를 분리하지 않고 이 둘의 존재를 통합적으로 고려한다. 자아와 세계의 존재는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의 탄생과 함께 세계가 탄생하고, 나의 소멸과 함께 세계도 소멸한다. 그것은 세계의 실체가 자아라는 그릇에 담긴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원론적 관점은 관념론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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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은 오감을 통해서 감각 자료를 받아들이는 능력이고, 지성은 개념화해서 판단하는 능력이며, 이성은 추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순수이성 비판이란 인간의 인식 능력인 감성, 지성, 이성을 우리의 유일한 도구인 이성을 통해 점검하고 그 한계를 명로히 하는 작업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해서,
현재의 기독교에서 말하는 개념과는 다소 다른 개념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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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나라가 현실과 분리된 죽음 이후의 사후 세계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예수의 가르침은 단순히 착하게 살면 사후에 복을 받는다는 기복적인 믿음이 아니라 나의 삶과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실천적이고 혁명적인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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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은
바룽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가 신에 의한 인간 구원의 역사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정리되고,
이러한 개념적 일반화를 통해 기독교가 유대인의 종교를 넘어 다양한 문화권, 특히 로마 제국에 수용될 가능성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마긍로 기독교 교리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해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으로 다듬어지고 접목되면서 서구 사회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우주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자아와 세계, 그리고 둘 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들은
베다, 도가, 불교, (서양)철학, 기독교를 거치며 개념적 분리와 개념적 통합의 과정을 이루었다.
저자는 말한다.
우주의 창조와 소멸을 말하고 물질의 탄생과 생명의 의미와 모든 존재하는 것의 가치를 논하는 자,
이렇게 놀라운 초월적 존재는 다른 무엇이 아니라 당신이다.
당신이 세상을 보는 유일한 자이고, 세상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최후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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