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굵직한 뼈대와 전개방식, 그리고 넘치는 유머는 책과 영화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략히 줄거리를 소개해 보자면,
알란 칼손이라는 이름의 스웨덴 할아버지가
자신의 100세 생일에 양로원을 탈출하면서 엮이게 되는 일련의 사건과
그 과정에서 사귀게 되는 새로운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알란 칼손의 100년의 시간
그 시간은 단순히 개인의 삶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사건에 모두 엮여져 있다
'2005년 5월 2일'과 '1905년'을 시작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흡사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듯하다고 할까?
급변하는 현대사의 주요 장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는 주인공의 활약.
장면장면이 역사의 생생한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계속되는 우연과 과장스러운 설정이 때로는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유머러스한 장면속에서
이데올로기란 무엇인지, 종교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란 무엇인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알란 의 100년
스웨덴에서 출생하여 칼슨-다이너마이트 사를 세우고
열심히 폭약연습을 하다가 정신병원에 수용되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 과정에 아버지가 죽기도 하고,
스페인 내전의 와중에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믹구으로 건너가서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핵폭탄 제조의 비법을 착안해 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해리 트루먼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쑹메이링의 국민당을 돕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오히려 마오쩌둥의 아내 장칭을 구하는 사건에 엮이기도 한다
이란 테헤란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가,
서방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윈스턴 처칠과 함께 하기도 한다.
핵폭탄 제조기술을 보유한 연으로 스탈린을 만나기도 하고,
스탈린의 믿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그리고 감옥 탈출과정에서
평양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기도 한다.
존슨 대통령 밑에서 미국 스파이로 활동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련의 붕괴를, 의도치 않게 이끌게도 된다.
"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
적어도 타당한 이유 없이는 절대로 불평하지 않고,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정해주는 알란의 인생철학.
그러기에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인생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매일매일을,
순간순간에 불평을 해대곤 하는 나의 삶이
부끄러워진다
그러기에
"복수는 좋지 않은 겅야. 복수는 정치와도 같은 것이라서,
하나는 다른 하나를 낳고 악은 개악을 낳아 결국 최악에 이르게 되거든"
알란의 경고는
현실을 현실 그 자체로 인정하고 만족스럽게 살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일 것이다.
작품 속 알란의 철학은 간단명료하다.
그는 푸짐한 음식과 술만 있으면 이 세상에 더 바랄 게 없으며,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그 무엇보다 싫어한다. 모든 것이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던 시대에 아무런 정치적 견해를 갖지 않고 그때그때 마음의 끌림에 따라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아예 지능이 낮은 저능아로 그려진 포레스트 검프나, 멍청하지는 않되 정치적 판단을 거부하는 알란은,
매사를 정치적 시각에서 접근함으로써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을 배제하는 많은 위정자들을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과 행복이니까...
그래서 정치와 종교에 대해 철저한 중립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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