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안똔체홉극장 5월의 레퍼토리는 “챠이카”. 일명 “갈매기”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안똔체홉극장에 진행된 공연은 장편작품답게 인터미션 15분과 함께 런닝타임 150분의 긴 작품입니다.
극장내 카페의 아메리카노의 레시피를 조금 바꾸셨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산미보다는 구수한 맛을 좋아해서인지 바뀐 레시피가 더 좋습니다. ^^
오늘은 지난 달 벚꽃동산 공연배우들께서 단체로 응원을 오신 것 같습니다.
공연팀 배우분들께서 쑥스러워 하실까봐 인지, 응원오신 배우님들도 공연 중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중간중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저를 모르겠지만, 저는 1년 여를 보아서 인지 무대 밖에서 보는 모습들이 반갑네요.
여전히 아는 척 하는 건 못하겠지만요.
1년여가 지나니 이제 제법 배우님들의 연기스타일도 매칭이 되는 것 같구요.
오늘 캐스트를 보는네 익숙한 배우님들 사이에 낯설은 배우님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남명지 (아르까지나 역), 정승현 (꼬스챠 역), 정유림 (니나 역), 유영진 (뜨리고린 역), 이지현 (마샤 역), 유성곤 (닥터 도른 역), 유경열 (쏘린 역), 박장용(집사 역), 김혜연 (뽈리나 역), 정성결 (메드베젠꼬 역) 배우님들이 공연에 참여하시네요.
안똔체홉극장의 공연 중에서는 그래도 무대위 소품들이 많은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4개의 막으로 구성되는 공연.
스토리
유명 여배우 아르까지나는 자신의 아들과 오빠 쏘린이 살고있는 시골영지로 여름휴가를 왔다.
아들 꼬스챠는 작가지망생으로 그곳 호숫가에서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발표하는데 자신의 연인 니나가 단독으로 출연한다.
여배우와 같이 온 연하 애인인 유명작가 뜨리고린은 니나의 관심과 꼬스챠의 질투를 사고 있다,
이 와중에 어머니가 자신의 공연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자 공개적인 망신과 무시당한 것에 화가 난 아들은 중간에 막을 내리고 사라져버린다.
꼬스챠를 짝사랑하는 마샤는 쓰라린 마음 뿐이다.
한편 니나는 뜨리고린에게 적극적인 마음을 표현하고, 뜨리고린 역시 니나의 신선한 모습에 반하게 된다.
이에 질투에 몸서리가 난 꼬스챠는 자살을 시도하는데...
시놉시스
이 작품은 삼각관계를 넘어 사각오각관계로 남녀가 얽혀있는 작품이다.
체홉 작품 중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 일 것이다. 마치 막장드라마와 같은 남녀상열지사!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의 본능 그리고 신세대와 구세대의 대립, 고뇌하는 예술가의 삶 등 많은 주제를 희곡에 담고 있다.
유명 여배우 아르까지나는 연하의 유명작가 뜨리고린과 연인관계이며 꼬스챠의 어머니이다.
꼬스챠의 애인인 니나는 우연히 만난 뜨리고린에 호감을 느낀다.
여기까지만 봐도 엄마의 애인이 나의 애인과 바람이 난다라는 아주 말초적인 관계를 만들어버린다.
마샤는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꼬스챠를 수년째 짝사랑하고 있다.
또한 그녀의 어머니인 뽈리나 역시 남편이 있음에도 10년이 넘게 의사선생을 사랑한다.
게다가 아르까지나의 오빠 퇴임법무관 쏘린은 평생 연애 한 번 못한 사람이다.
줄거리만 보면 마치 3류영화 시나리오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막장으로 보이지 않고 허무한 인간의 삶과 시대적 풍자로 귀결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이 줄거리 속에 담긴 체홉의 깊은 철학적 대사와 등장인물의 깊은 내면과 진실을 연기하는 배우의 몫일 것이다.
공연은 등장인물 간에 얽히고 설힌 애정과 질투가 주요 포인트입니다.
자유롭게 날던 갈매기가 꼬스챠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 장면에서는 그것이 단순히 갈매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꼬스챠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은 모두 누구보다 자유롭고 싶고 사랑을 주는 만큼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지 못한채 공연은 파멸적인 종말을 맞이합니다.
날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지 못한 채 이유없이 누군가에 의해 죽어간 갈매기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종말이 파멸적으로 전해져 오지 않습니다.
여전히 남은 사람들은 한 사람(꼬스챠)의 죽음, 한 사람(니나)의 파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남아 있는 그들이 사라진 그들의 흔적을 간직할지 모르겠습니다.
시놉시스처럼 이 작품은 연출력뿐만 아니라 배우분들의 연기력이 얼마나 설득력있고 흡입력이 있느냐가 극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함에 있어 중요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에서는 안정적 연기를 펼치시는 배우님들도 있지만 아쉬움을 주는 배우님도 있기는 합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처럼 배우님들이 작품 속 배역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같다고 할까요.
체홉의 작품은 역시나 대사를 음미해 보고 되짚어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연기의 대사, 움직임의 간격을 음미해야 하는 것처럼, 행간의 의미를 찾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단어 사이, 행간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체홉의 작품들
희곡집을 사야겠다는 욕심이 불쑥불쑥!!!
예전같으면 기억해 냈을 대사들도 이제는 공연이 끝나면 잊어버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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