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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기타

If I were you - 이름을 읽어버린, 이름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4. 5. 5.

오늘은 비오는 어린이 날이자 일요일

두 편은 공연을 관람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관람하게 될 공연은 뮤지컬 "if I WERE you" 입니다.

"if I WERE you" 는 "두 명이 쓴 소설, 하나의 결말" 이라는 부제도 달고 있네요.

공연보다 한참 전에 도착한 yes24 스테이지 3관에서 바라보는 비오는 대학로의 풍경이 제법 운치가 있네요.

비가와서 인지 캐스트 관련인지 생각보다 대기공간이 여유로웠다는...

 

링크아트센터나 yes24스테이지로 인해 관람환경, 공연환경은 좋아졌지만, 티켓가격이 올라가는 영향도 미쳤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곳의 공연, 관람 환경이 좋음을 느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대학로 소극장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배우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필요하고, 소극장 시설개선도 필요하고...

이번 공연은

90분간 공연이 이루어지는 2인극입니다.

배역마다 트리플 캐스팅이 이루어졌네요.

오늘의 캐스트는 정원영 (이수현 역), 조성태 (강인호 역) 배우님이시네요.

다른 캐스팅으로는 오정혁, 백인태, 원태민, 차규민 배우님들이 나오시네요.

정원영 배우님의 사진은 실제보다 홀쭉하게 나오셨어요 ^^

조성태 배우님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얼굴선이 갸름하다는...

이번 공연도 커튼콜을 포함한 일체의 사진촬영이 불가하네요.

아쉬움 가득..

이번 공연 무대 중 전 개인적으로는 무대에도 의미를 심어두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직접 보일 수 없어서 아쉽네요. (기록으로 남기지 못하는)

전면 중앙부의 무대가 서로 갈라져 있는 부분이 특히 중요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두 주인공이 손을 잡거나 접촉하지 못하는 설정 등...

서로가 역할을 바꾸고 하나처럼 되지만, 여전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역할 바꿈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만 그러한 간극도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조명도 극의 전개에 따라 다양하게 처리됩니다.

한정된 실내공간을 배경으로 한 극의 전개임에도 다이나믹한 조명전개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놉시스

 

1945년 경성, 소설작가 수현은 실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열두 편 연작 소설을 집필 중이다. 

멈추지 않는 주변의 혹평으로 인해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 지망생인 인호가 찾아온다.

수현이 쓴 소설을 언급하며 수현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인호. 

수현은 그런 인호에게 흥미가 생긴다. 

자신의 문하생이 되길 원하는 인호를 인터뷰하는 수현. 

인호는 수현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용해 소설을 쓸 것을 권유한다.

호와 수현, 각자가 꿈꾸는 완벽한 소설을 위해서. 그토록 바라왔던 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 앞에서, 자신의 생애를 모두 건 둘만의 연극을 시작한다.


완벽한 소설을 창작해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직접 살인을 저지르고 경험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소설가 '이수현'

수현의 첫 번째 소설의 살인사건 피해자의 가족인, 복수라는 목적을 위해 수현을 찾아온 '강인호'

이 둘은 완벽한 소설을 위한 살인이라는 목적과 복수를 위한 살인이라는 목적을 숨긴 채 대립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if I were you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 순간 선과 악은 그 경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목적?, 아니면 수단?

 

소설 속 피해자들이자 실제 피해자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

아무 개연성 없어 보이고, 독립적 사건처럼 보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보이지 않는 실

로 연결하자고 제안하는 강인호이지만

그 이야기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열 두번째 소설의 이야기이자 살인을 위한...

 

각자의 욕망과 목적을 위해 서로가 역할을 바꾸고자 하는 상황

수현은 인호가 되고 인호는 수현이 되는 상황

서로를 죽여야하고, 죽이고 싶어하는 그들은

서로가 살인자이자, 서로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지 모릅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이름과 외모, 표현되는 욕망만 달랐을 뿐 하나였을지 모릅니다.

 

죽음과 복수라는 공연의 결말은 명확하지만 그 과정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합니다.

그리고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상황에 맞닥뜨려서는 모호함은 더 커져갑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전개들입니다

그만큼이나 극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도 호볼호도 있을 듯 합니다.

 

극을 연기하는

정원영 배우님은 역시나 연기나 넘버소화력이 좋으시네요.

그런데 저는 조성태 배우님의 발성이나 넘버가 더 좋게 다가오네요. (개인적 취향입니다)

대사에서 넘버로 넘어가는 것도 자연스럽고, 고음도 깔끔해서

이번 공연만 놓고 보자면 저는 조성태 배우님이 훨씬 인상깊었습니다

(거슬리지는 않지만 약간의 불안한 음도 있었지만)

 

사건은 흔적을 남긴다.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공연도 흔적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