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드래곤볼”과 함께 만화계를 양분하던 스포츠만화 “슬램덩크”.
다 큰 대학생(?) 이 무슨 만화책이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당시 챔프에 연재된 만화를 보는 것도, 비디오로 출시된 만화영화 시리즈를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느라 날새는 줄도 몰랐던 추억의 일본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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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 덩크》 는 이노우에 다케히코(井上雄彦)의 농구 만화이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슈에이샤)에 연재되었으며, 일본에서 1억 부가 넘게 팔렸다.
단행본은 모두 31권이며, 24권 ‘완전판’으로 다시 나왔다.
한국어판은 대원씨아이의 만화 잡지인 《소년챔프》에 연재됐는데, 무대가 한국으로,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뀌었다.
작년에는 J TV에서 방영하던 슬램덩크를 보면서,
내가 30여년전에는 저런 조악한 만화영화에 열광했던가 라며 추억에 빠지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일본어나 일본 만화임을 드러나지 않도록 한국말과 한국어 등으로 만화를 덧칠하느라, 조악한 영상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겠지만).
이번 추석연휴기간 중 우연찮게 빌리게 된 31권에 이르는 슬램덩크 만화시리즈 전집,
곰삭듯 누렇게 빛바랜 만화책 한 장, 한 장 속에 그려진 그 시대의 우상들을 보면서
그 시절 나도 이녀석들 때문에 농구에 열정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구나 라는 회상에 잠기게 된다.
자칭 농구 천재 강백호, 영원한 주장 채치수, 진짜 농구 천재 서태웅, 농구가 하고 싶기만 했던 3점슈터 정대만, 속도의 농구를 선보이는 송태섭.
윤대엽, 이정환, 변덕규 .....
영상과는 달리 만화책 속 영웅들은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 살아숨쉬며 나를 들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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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던 책속의 말은 실제 경기에서도 통용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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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다면 경기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던 그들의 말은,
30여년 가가이 지난 지금 되돌아 보면 어쩌면 농구경기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전반에 적용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백호에게 있어 그저 한 여자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한 농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에게 진정한 의미이자 목표로 다가오게 된다.
농구를 떠났지만 농구를 한없이 하고 싶었던 정대만에게, 오직 농구라는 한 길만을 걸었던 채치수에게 있어서도 농구는 점차 그들을 하나로 만드는 도구이자 목표가 되어간다.
초보자에서 정상에 도전하는 그들의 젊음.
20대 초반에 보았던 슬램덩크가 젊음의 성장을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면,
40대 후반에 보는 슬램덩크는 인생의 초보자에서 경험을 겪어가면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닮아있다.
만화는 정상에 도전하는 그들을 그릴 뿐 정상에 선 그들을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정상에 서지 못한 것에 실망하지 않는다.
지금의 모습을 발전하기 위해, 그리고 정상에 서는 꿈을 위해 노력한다.
정상의 위치와 모습이 모두 같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있어 정상에 도전한다.
누군가는 10대에서 좌절하고, 누군가는 20대에서 좌절한다. 30대, 40대, 50대에서도 숱하게 좌절들을 한다.
누군가는 좌절에 절망만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또다른 희망을 품고 도전의 삶을 이어가기도 한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목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전했기에 아름다웠다는 그 추억을 그리며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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