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홉의 백조의 노래를 여무영 배우(?)가 각색하고 본인이 직접 늙은 배우로 연기하는 연극
매일 지나다니던 민송아트홀.
눈앞에 두고도 어디에 있는지 공연장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 ㅜㅜ
< 시놉시스 >
자신의 기념공연을 끝내고 만취 상태로 분장실에서 골아 떨어져 잠이 들었던 노배우(여무영 역).
술이 덜 깬 채 비틀거리며 극장식구들을 찾으며 무대로 나온다.
캄캄하고 텅 빈 무대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
“나이 쳐 먹고 이게 무슨 꼴이냐” 며 “늙어 빠진 개” 같다며 자책을 한다.
“속이고, 허세부리고, 때론 바보인 척하며 많은 세월 속에...” 자신이 늙었음을 자인한다.
평생(50년 넘게) 동안 일을 해왔던 극장무대와 객석을 두리번거리며 기억을 더듬는다.
죽음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무덤 같다는 동굴 같은 객석을 바라보며...
그 순간 어두운 객석 뒤에서 나타난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며 공포감에 휩싸인다.
그곳을 빨리 빠져나가려 할 때 누군가 나타난다.
서로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르는데….
원작 속 노배우가 펼치는 연기인생에 대한 회상과 감회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연기인생을 살아갈 젊은 배우에게 연기영혼을 넘겨주는 모습은
어쩌면 연극배우들의 꿈이자 아픔이 아닐까 생각된다.
노배우의 몸은 사라져도 연극무대는 펼쳐질 것이고,
연극무대에서 배우가 연기하고, 그 연극을 볼 관객이 있는 한 연극은 살아있다.
여무영 배우가 늙은 배우로, 서창원 배우가 극장지기(미래의 백조를 꿈꾸는), 문재경 배우가 극장귀신으로 열연을 펼친다
어느새 늙어버린 연기자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회생하는 극 전체의 흐름은
한평생 연기인생을 살아온 여무영 배우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다.
극의 전개가 여무영 배우의 삶과 닮아있다.
그래서 당신의 연기인생을 회상하는 은퇴기념공연 같은(? 헌정공연 같은) 느낌이 든다.
(관계자들과 동문관객이 많네요)
이 부분이 이 연극에 대한 호불호가 가장 갈리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분들에게는 이러한 요소가 더 감정이 잘 전달되어져 오기도 하고,
배우가 느낌을 더 잘 실어 전달할 수도 있다고도 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불호의 의견이지만 말이다.
라이브 연주와 새롭게 시도된 극중 연기의 라이브 실황중계 장면을 배경으로 사용한 것은 새로운 시도이기는 하지만
문재경 배우의 극중 역할(극장 귀신 ?)의 혼란스러움(연기력이 아닌 역할 설정)과 함께
오히려 연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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