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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457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 유영광 최근 몇 년간 이런 류의 판타지 소설들이 유행을 하고 있다. 판타지 소설이지만 어쩌면 청소년 성장소설이라도 보는 측면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청소년 소설은 주제가 거의 동일하다, 그런 점에서 그 주제를 풀어가는 요소들의 차별점이 궁금하기도 한 베스트셀러이긴 했지만, 역시나 이 소설 또한 기존의 틀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작가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힘겨워 하는 세린(청소년)이 환상의 상점안에서 행복해 보였던 다른 이의 삶의 이면을 보면서 현실의 행복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다른 많은 소설에서도 주제로 삼던 줄거리이기도 하다. 현재의 고통과 힘겨움을 견뎌내면 어느 순간 깜짝놀랄 성장과 단단함을 보여주는 대나무의 이야기를 한다거나,.. 2023. 12. 31.
당신이 고창에 온다면 - 선미 "당신이 고창에 온다면"은 고창에서 태어나 고창에서 자라고, 고창에서 결혼해 고창에서 자녀를 키우는 고창 토박이 저자의 이야기이다. 책에는 고창의 다양한 명소들이 소개된다. 그 장소는 이미 이름이 알려진 곳도 있지만, 저자만이 알고 느끼던 숨겨진 곳도 있다. 그 지역에 대한 알려진 이야기들은 관광안내서를 펼쳐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장소 이면에 숨겨진 추억과 사람살아오던 냄새들을 이방인들이 관광안내서를 통해서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추억과 사람냄새에 대한 소개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쳐 연락하는 친구, 사람에게 내가 있는 이 곳에 오라고, 너를 이해해주는 내가 있는 곳으로, 그런 너와 나의 기분에 공감해 주는 풍경이 있는 고창으로... 내 고향 '고창'은 그런 곳이다. 언.. 2023. 12. 24.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 오직 나로서 충분하기 꼭 그러기 비교하면 할수록 작아지고 볼품없어질 것 같은 나지만, 나는 나 자체로 열심히 살아왔어. 그 결정체가 지금의 나니까 작다고, 볼품없어 보인다고 스스로 좌절하지 말기. 나를 싫어하는 사람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챙기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자 잘 가고 있어요 어떤 길이라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잘 가고 있는 거예요. 잠시 멈춘다고 해도 빠르게 가지 않아도 잘 가고 있는 거에요 나는 마음껏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짧고 간결하지만 모든 내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단단함이 느껴져서. 우리의 관계 안에서도 마음껏이라는 말이 있다. 가끔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서로를 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니까. 내가 너의 어깨를 빌려.. 2023. 12. 24.
완전한 행복-정유정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읽게 된 "정유정 작가" 의 "완전한 행복" 완전한 행복이라는 제목, 표지 속 인물들의 분홍 얼굴색만 봐서는 유쾌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알아봤어야 했다. 그 이면을... 달이 뜬 어두운 숲 속, 의뭉스러운 인물들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오리 한마리를 들고 있다. 왜?왜?왜? 이 책은 스릴러 였던 것이다. 나중에 보니, 살인사건으로 우리에게 충격을 줬던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해당 사건이 이야기를 태동시킨 배아이긴 했으나 많은 요소는 소설적 허구라고 작가는 말했지만, 머리 속 잔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나르시시스트인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따라가는 독서의 과정... 작가의 말 에서 언제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2023. 11. 29.
최소한의 한국사-최태성 저자의 과거처럼 나또한 고등학교 때부터 이상스레 한국사가 끌렸었다. 그래서 대학도 사학과를 갔으면 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인해 경영학과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공은 지금까지 나를 먹여살리는 직업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 시간만큼 한국사에서는 점점 멀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중간중간 읽기는 하지만, 금새 잊어버리곤 한다. 앞뒤의 관계와 시간도 방향을 못잡고 흔들거린다. 최태성의 "최소한의 한국사"는 저자의 말씀처럼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서 서술해 나간다. 너무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저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소설을 읽듯 읽어나가다 보면 5천 년 역사를 큰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최태성의 한 권의 책을, 두 장의 슬라이드로 정리해 보았다. 그림을 .. 2023. 11. 14.
회색인간 - 김동식 노동의 고독을 승화하여 써 내려간 뜨거운 소설이라는 평이 달린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초단편들로 엮어져 있는 “회색인간”을 읽는 동안 “노동의 고독”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았지만 쉽게 연결되는 부분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김동식”작가에 대한 설명이 아닐까 하며, 조심스레 작가의 경력을 살펴본다. 주민등록증이 나올 무렵에 바닥 타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간 삶. 2006년부터 10여년간 주물 공장에서 일한 삶. 살아가기 위한 직업으로서의 노동 속에서 작가는 꿈을 포기한 생활에서 고독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세상을 통해 고독한 노동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활발한 그의 현재 창작생활을 보면 말이다. 회색인간이라는 책 속의 단편들은 참 묘하다... 2023.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