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접하게 된/책459 오늘, 간이역에서 - 박성진 글, 그림 저자의 스케치와 글을 통한 기행문. 지금은 우리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가는 간이역이라는 장소를 주제로 하고 있다. KTX, SRT라는 교통수단의 등장은 우리에게 빠른 속도를 통해 거리의 제약을 없애고 있지만, 속도에 비례하여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볼 수 있는 기회들도 그만큼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간이역이 왕성하게 이용되던 시기. 역주변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경제력의 상징이기도 했을 터, 일제 시대 식량수탈의 현장이기도, 근대화 시대 석탄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의 형태가 바뀌고, 인구의 도시집중화가 진행되면서 간이역은 지역별 주요 도시(이제는 마을이라는 표현으로 불리어야겠지만)의 쇠락화와 맞물려 황폐화 되어간다. 정보를 찾고 구불구불한 길들을 운전해 가는 수고로움을 통해서.. 2020. 9. 30.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여행에세이라면 여행지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게 일반적이지만, 이책에서의 여행지는 에세이의 매개체일 뿐 여행지보다는 작가로서 여행에 대한 생각이 더 주를 이루는 책이다. 그래서 오히려 뻔하지 않은 여행에세이가 되었다고나 할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운명을 타고 났고, 작가 또한 그 본능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인간은 끝없이 이동해왔고 그런 본능은 우리 몸에 새겨져 있다. ❝ 끝없이 이동하는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던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 피곤하.. 2020. 9. 6. 나의 사적인 그림 - 우지현 가장 사소해 보이는 사적인 삶의 영역들이 모여 우리의 관계를 이루고, 우리의 관계들이 모여 사회를 이룬다. 결국 사소한 사적인 영역은 사회와 연결되어진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일상적인 사소한 삶의 주제들을 하나 둘 풀어쓴다. 그리고 사소한 삶의 이야기들과 어울리는 그림작품들을 하나하나 매칭해 나간다. 80개의 삶의 이야기와 80개의 그림 작가 자신의 마음속에 품은 사적인 그림들은 삶의 글과 어우러져 우리와 사회와 연결되어 가겠지... 하지만 사적인 그림들은 작가의 삶 속안에 아직은 조용히 머물고 싶어하는 것도 같다. ❝ 그림에 관해 정보를 주는 책도 아니고, 그림 감상평을 나열한 책도 아니다. 그림보다는 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연히 알게 된 신조어부터 단골 카페의 풍경, 취향에 대한.. 2020. 8. 31.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 다른 이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이 어떨지, 나의 발버둥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욕심에 애쓰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는데, 지금까지 노력하고 살아온 삶에 노력부족이라는 말을 스스로 덧씌운다. 열심히 살아왔어! 고생했어! 그 말 한마디를 나에게 해주고 싶다.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 북 치고 장구 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 내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만큼, 때론 내게 중요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실망시킬 용기도 필요하다. ❝ 평범했던 날들은 사실은 눈부셨고,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으며, 착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고, 당신은 충분히 잘 살아왔다. ❝ 고정된 자신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 2020. 8. 28.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 이기주 이기주 작가님의 앤솔로지 앤솔로지는 ‘작가의 작품을 다시 수록한 작품선’ 정도의 의미라고 하는데, 이기주 작가의 작품 중에서 엄선된 글들이라고 이해하면 되려나? 난 이기주 작가님은 처음 접하게 되니 내게 있어서는 앤솔로지는 아닌 셈이다. 기자출신의 작가라서인지 글이 간결하면서도 일상속 사소한 단어들을 통해 따뜻한 울림을 내게 전해준다. 부모의 시간을 공유해 쓴 자식이, 이제는 자신의 시간을 부모와 공유하는 사랑의 느낌이 , 남녀 간의 사랑의 느낌이, 이별과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먹먹함이, 자식에게 나의 것을 내어주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거짓말하는 부모의 느낌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아로새겨져 있다 책의 첫 장 속 작가와 어머니의 대화가 병원에 모시고 올 때 마다 말씀하시던 아버지,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 2020. 8. 27.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대니얼 서스킨드 지난 과거의 산업화와 기계화를 거치면서 인류는 유래 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고 앞으로도 기술 진보 덕분에 일자리를 얻고 더 부유해지리라 예상한다. (생산성 효과, 파이확대 효과, 파이탈바꿈 효과를 통해서)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향상되는 기계의 능력은 결국 인간을 대체할 것이고, 인간은 갈수록 수가 줄어드는 특정 업무에서만 기계의 보완을 받게 되면서 인간의 노동을 찾는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물론 노동의 세계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사라지기 보다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물어 가는 노동의 시대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일이 줄어든 세계에서는 경제적 번영을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불평등하지 않게 어떻게 나눌지, 기술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통제할지를 결정해야한 정치적 문제, 그저 일이 없.. 2020. 8. 2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