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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460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려 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정당화 하려 한다. 저자는 묻는다.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정말 당신의 능력 때문인가?" 최근 사회는 능력 만능주의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불평등에 대해 오랫동안 참아온 것은 누구나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겠지만) 좌냐 우냐, 진보냐 보수냐 상관없이 자신이 능력만 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맹목적 신념이 민주주의 최고 가치인 것 마냥, 당연한 것인 것 마냥 인식하고 있다. 새정부도 "공정과 상식"이라는 화두로 창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공정을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에 의해 평가받아야 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능력주의에 의한 성과(결과)는 .. 2022. 8. 11.
다다다(보다 읽다 말하다) - 김영하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발간된 책들을 하나로 묵은 김영하의 책. 보기, 읽기 그리고 말하기라는 것이 각각의 기능으로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김영하 작가가 말했듯 무언가를 보고, 읽고, 생각을 했다면 그 귀결은 말하기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보다, 읽다, 말하다 가 한 권의 책으로 엮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그만큼 책의 두께는 압박감을 주지만) "보다"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여행, 보았던 기억 등(시각적 이미지)을 통해 보면서 그 안에 녹아져 있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해석들을, "읽다"에서는 고전문학(텍스트) 속 행간의 의미에 대한 김영하의 생각과 해석들을 써내려간다 그리고 "말하다"에서는 사회현상 등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김영하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보고.. 2022. 5. 30.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거짓에 익숙해지면 진실이 의심스럽게 보인다. 그리고 살에 거는 기대가 없었던 만큼 삶도 우리에게 되돌려 주는 것은 없다. 내일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 일어난다 모든 폭력은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뿌리 깊은 반사적 본능으로 설명할 수 있어. 처음에는 파괴가 우리를 지켜 주고 생존을 보장해 줬지. 세상에는 늘 강자와 약자,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존재했어. 그런데 그 존재 이유가 사라진 지금, 폭력은 억눌린 본능의 분출에 다름아니야 인간들은 자유를 견디지 못해서,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 싫어서 신을 만든 것 같아. 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면 자신들이 섬기는 주인한테 복종.. 2022. 4. 1.
개 - 김훈 컹컹컹, 멍멍멍, 우~우~우~ 여러가지의 개 짖는 소리, 우리는 개 짖는 소리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개소리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저 눈치 밝은 사람들만이 몇 가지 행동과 소리의 고저장단에 의해 그 의미를 유추해 볼 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반면 개들은(소설 속 '보리'는 말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 대다수의 눈치 밝은 개들은 개들의 소리에 반응하고 행동한다. 김훈의 '개'는 사람보다도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개의 이야기이다. 태어남과 함께 세상을 알아감과 언젠가는 죽음에 이르게 될 길이 뻔한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개의 눈으로 바라본 사람의 세상은, 개의 눈으로 바라본 개의 세상과도 틀리지 않다. 우리 엄마한테는 슬픈 이야기가 많다. 엄마 젖꼭지를 물고 있을 때, 그 한정 없는 따스.. 2022. 3. 24.
인구 대역전 (인플레인션이 온다) - 찰스 굿하트, 마노즈 프라단 이 책은 인구변동과 세계화가 금융과 실물경제에 있어 장기추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말한다. 저자들은 그 영향이 한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인구증가와 세계화는 과거 30년간 금융과 실물경제에 있어 디플레이션을 가져왔던 반면 진행되고 있는 인구감소를 동반한 세계화의 모습은 임금상승, 금리상승 압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를 이해하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무척 중요하다. 정책과 금융시장 여건, 미래에 대한 대비는 당연하게도 현재 주류의 사고를 반영한다. 주류의 사고가 얼마나 견고한지는 추세가 지속되는 길이와 관련이 있다. 추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다들 그 추세가 유지되리라고.. 2022. 3. 21.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박상영 소설가의 ‘내 생에 이토록 한국의 현대사를 정통으로 관통하는, 그러면서도 경쾌함과 꼿꼿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본 적이 있었던가“는 서평이 있었지만, 한국전쟁, 하와이이민 생활, 독일 생활, 파리생활, 그리고 다시 한국 생활로 이어지는 심시선의 삶의 괘적은 우리 한국의 현대사를 지나가지만 관통한다기 보다는 훓고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소설의 전개는 심시선의 현대사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남은 자들이 어떻게 심시선의 삶을, 언어를, 글을 기억하는지, 그녀의 자녀와 손자, 손녀들의 삶이 그들이 기억하는 심시선과 어떻게 엮여져 있는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시선의 글, 인터뷰로 시작되는 챕터들마다에는 명혜와 태호, 명은, 명준과 난정, 경아 화수(-상헌)와 지수, 우윤,.. 2022.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