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박상영 소설가의 ‘내 생에 이토록 한국의 현대사를 정통으로 관통하는, 그러면서도 경쾌함과 꼿꼿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본 적이 있었던가“는 서평이 있었지만, 한국전쟁, 하와이이민 생활, 독일 생활, 파리생활, 그리고 다시 한국 생활로 이어지는 심시선의 삶의 괘적은 우리 한국의 현대사를 지나가지만 관통한다기 보다는 훓고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소설의 전개는 심시선의 현대사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남은 자들이 어떻게 심시선의 삶을, 언어를, 글을 기억하는지, 그녀의 자녀와 손자, 손녀들의 삶이 그들이 기억하는 심시선과 어떻게 엮여져 있는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시선의 글, 인터뷰로 시작되는 챕터들마다에는 명혜와 태호, 명은, 명준과 난정, 경아 화수(-상헌)와 지수, 우윤,..
2022. 2. 20.